공허한 약속의 독재정권은 꼭 무너져 신간 ‘중국이 감추고 싶은 비밀’은 중국인 기자, 지식인, 활동가, 예술인 등 다양한 저자가 회고담 분석, 보도기사 등을 통해 내부에서 바라본 중국의 실상을 폭로한 책이다. 이 책에서 중국인 저자들은 중국이 전세계에 얼마나 위협적이고, 얼마나 위선적인지를 밝히기 위해 노력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시장이자 다국적 기업들이 엄청난 수익을 창출하는 황금시장이지만, 여전히 법에 의한 지배라는 민주적 절차를 기대할 수 없는 비민주적 국가로 국제사회에서 인식되고 있다. 이 책은 중국이 명실상부한 세계 제2위 경제대국으로 인정받은 가운데 여전히 변하지 않는 것은 중국 공산당이라고 지적한다. 지역적으로 민주 선거가 이뤄지고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인민민주주의 독재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허가받지 않은 정치조직을 만들거나 정부정책에 반하는 목소리는 국가 및 공공의 안보를 위협하는 것으로 간주돼 기소되기 일쑤라는 것이다. 다섯 개의 장으로 이뤄진 이 책은 각 장마다 저자들의 개인적인 경험과 취재원의 회상, 분석,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중국에서 현재 이뤄지고 있는 참혹한 소외현상과 경제적 불평등, 인권 유린 등의 문제에 대한 근원을 밝히고 해법을 내놓으며 때로는 권력을 쥐고 있는 세력들을 향해 설명과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1장 ‘광산의 갱도’는 중국의 취약계층 문제를 다루고 있다. 중국의 도시 이주노동자들은 위험한 노동환경에 노출되고 부패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자수 통계가 2002년까지 ‘국가기밀’이었을 정도로 중국 정부는 부패문제와 같은 사회적 이슈에 대한 정보에 접근하는 것을 막고 있다. 투옥된 젊은 운동가인 후지아는 에이즈 확산에 대한 정부의 대처와 상대적으로 국제적인 관심이 집중되었던 사스(SARS) 위기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비교하면서 모든 단위의 공무원들이 에이즈로 인한 희생자들을 얼마나 오랫동안 은폐해 왔는지를 폭로했다. 사스 위기가최고조에 이르던 시기에 언론들은 연일 사스에 대한 보도로 채워졌고 위생부는 매일 오후 4시에 기자회견을 열어 상황을 브리핑했다. 그러나 사스보다 더 끔찍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 에이즈 문제를 비밀에 부치고 있다는 것이다. 2002년 8월에 허난성 위생부가 지방정부에 제출한 기밀보고서에 따르면 허난성에서 매혈로 인한 에이즈 감염자 수는 2만 3,100~3만3,500명에 이른다. 그리고 같은 시기에 허난성 정부는 언론을 통해 감염자의 수가 총 2,065명이며 그들 중에 335명은 투병 중이고, 238명은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저자들은 “인권향상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은 다양하지만 정부가 주도하는 정보통제야말로 독립적인 시민사회의 형성을 가로마근 핵심적인 장애물”이라고 경고한다. 이 책은 중국 공산당이 자행하고 있는 정치적 탄압과 인권침해를 비판하는 한편, 앞으로 중국인들이 모색해야 할 길을 고민하고 있다. 마지막 장인 ‘양치기의 노래’에서는 중국이 그들 스스로를 치유하기 위해 선택해야 할 방안들을 제안하고 있다. 마지막 글인 중국의 젊은 작가 위지에의 편지가 인상적이다. 이 글은 그를 구속하고 고문했던 경찰을 향한 공개적 편지다. 그는 복수 대신 용서를 택하며 부패한 독재정권은 결국 실패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독재정권은 반드시 실패할 수 밖에 없다고 믿습니다. 당신들이 여전히 거짓말을 날조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당신들의 공허한 약속을 믿는 이는 아무도 남지 않습니다. 폭력은 당신들의 규칙을 정당화하기 위해 남겨진 유일한 수단이지만 조만간 그 효력을 상실하고 중단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365쪽. 김정은 기자hyciel@futurekorea.co.kr | ||
김정은 기자 [미래한국 http://www.futurekorea.co.kr/2008.08.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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